TERMINA규칙만 진짜입니다.

이벤트가 1회성 퀴즈가 되지 않게 하는 법

실외기와 배관이 늘어선 젖은 뒷골목. 반쯤 열린 문틈으로 주황색 불빛이 새어 나온다.

이벤트 시스템의 흔한 실패 모드는 팝업 퀴즈입니다. 상황이 하나 뜨고, 선택지가 둘 있고, 자원이 조금 오르내리고, 창이 닫힙니다. 다시는 안 나옵니다. 스무 개쯤 겪으면 플레이어는 이걸 세금처럼 취급하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붙든 원칙은 하나입니다. 모든 이벤트는 독립된 1회성 퀴즈가 아니다.

세 계층

이벤트는 세 층에서 옵니다.

계층 무엇이 무엇으로 발동하나
거시 팬데믹, 부동산 폭등, 대형 참사, 금융 위기 연도·확률과 사회 상태 변수
관계망 보좌관의 배신, 검찰 수사, 공천 공작, 기업의 회유 당신의 관계·입지·장부
개인 뇌졸중, 자녀 문제, 가족 갈등 건강·가족·확률

거시는 당신과 무관하게 세계에서 일어납니다. 개인은 대체로 당신 몸과 집에서 일어납니다. 관계망 층이 이 게임의 주력입니다 — 여기 있는 이벤트는 조건문이 당신의 과거를 직접 읽습니다.

조건문이 이력을 읽는다

이벤트마다 조건이 붙습니다. 그 조건이 참조하는 건 현재 스탯만이 아닙니다.

장부에 뇌물 기록이 있고, 그게 100턴보다 오래됐고, 선거가 30일 안쪽일 것

이런 조건이 성립하는 주가 오면 그 이벤트가 추첨 풀에 들어갑니다.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예고 없이 일어납니다. 2년 전에 한 일이 왜 하필 지금 오는지 그 순간에는 모릅니다.

이게 스노우볼의 기계적 정체입니다. 게임이 벌을 주려고 타이밍을 재는 게 아니라, 조건이 이제야 다 맞은 것뿐입니다.

체인 — 선택이 다음 이벤트를 예약한다

선택지에는 후속 이벤트를 예약하는 필드가 있습니다. 지금 이 선택이 N턴 뒤에 특정 이벤트를 잡아둡니다.

체인 2단계부터의 이벤트는 랜덤 추첨에서 아예 빠집니다. 예약으로만 발동합니다. 누군가의 배신은 그 사람과 무슨 일이 있었기 때문에 오는 것이지, 주사위가 굴러서 오는 게 아닙니다.

무시하는 것도 선택이다

이벤트에는 타이머 폴백이 있습니다. 정해진 턴 안에 답하지 않으면 지정된 선택지가 자동으로 골라집니다.

이건 편의 기능이 아니라 설계 문장입니다. 창을 닫고 미루는 것이 "아무 일도 안 일어남"이 되면, 플레이어는 곤란한 이벤트를 전부 미루는 법을 배웁니다. 방치에 결과가 붙어야 미루는 것도 결정이 됩니다.

못 고르는 선택지를 보여준다

요구 조건을 못 채운 선택지는 숨기지 않고 회색으로 보여줍니다.

돈이 없어서 못 막는 것과, 막을 방법이 애초에 없었던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입니다. 앞의 경우 플레이어는 다음 회차에 자금을 다르게 씁니다. 숨겨버리면 그 학습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밀도

현재 이벤트 콘텐츠는 360편이 넘습니다. 다만 목표 지표는 총량이 아니라 체감 밀도로 잡았습니다 — 1회차 플레이에서 주당 평균 0.5~1.5개. 이보다 촘촘하면 이벤트가 게임을 밀어내고, 성기면 세계가 죽습니다.